장마가 끝나고 나면 항상 찾아오는 폭염,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에요. 매년 경험하는 일이지만 여전히 적응하기 힘들더라고요.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장마철 동안 내내 비가 내리더니, 이제는 그 비가 멈추고 맹렬한 태양이 하늘을 지배하고 있네요.
며칠 전, 장마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였어요. 집 앞 작은 정원을 둘러보니, 풀들이 물기를 잔뜩 머금고 푸르름을 더하고 있었어요. 평소에는 보기 힘든 풍경이죠. 하지만 장마가 끝나면서 이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태양이 작열하는 날씨에 물기는 빠르게 증발하고, 식물들은 이내 지쳐가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 순간, 내 마음도 같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그날 오후, 폭염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강렬한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왔어요. 에어컨을 켜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정도였어요. 어린 시절에는 이런 날씨에도 밖에서 놀곤 했지만, 이제는 그럴 용기가 나지 않더라고요. 더위에 지친 몸을 이끌고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료를 꺼내 마시는 것만이 작은 위안이 되었어요.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을 나섰어요. 폭염이 시작된 이후로 아침 일찍 아니면 밖에 나가기 힘들 것 같더라고요. 아침 공기는 여전히 신선했지만, 해가 뜨자마자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주위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이른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걷고 있었어요. 서로 눈인사를 나누며, 무더위 속에서도 짧은 평화를 즐기고 있는 듯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작은 카페에 들렀어요. 더위를 피하려고 아이스 커피를 주문했어요. 차가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마자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었어요. 카페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런 작은 순간들이 무더위를 견디게 해주는 힘이 되더라고요.
저녁이 되자 조금은 선선해졌지만 여전히 더운 날씨였어요. 해가 지면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죠.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폭염에 대한 불평도 있었지만, 그 속에서도 서로의 안부를 챙기는 모습이 따뜻했어요. 이런 시간이 있기에 폭염도 견딜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또 새로운 폭염의 날이 시작되겠지만, 작은 기쁨과 위안을 찾으며 지내고 있어요. 여름은 언제나 뜨겁고 힘들지만, 그 안에서도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어요. 더위에 지친 날들이지만, 함께 이겨내는 우리의 일상은 언제나 소중해요.